칸트는 일반 역사뿐 아니라 기독교 역사도 바꾼 사람입니다.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칸트 이전의 기독교와 칸트 이후의 기독교는 아주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므로 현대 신학을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칸트가 기독교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칸트에 대해 자세히 다루기 전에 우선적으로 생각할 점은, 그가 여러 형태의 기독교를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칸트는 정통 교리를 강조하는 정통주의 신학을 비판하고, 개인의 경건한 삶을 강조하는 경건주의를 비판하며, 더 나아가 신의 뜻을 실천하기보다는 이성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한 사변적 신학도 비판합니다. 그는 이런 비판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독특한 종교관을 고안해 냅니다. 칸트는 종교도 ‘이성의 한계 내에서’ 논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이성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만 종교적 고찰의 대상에 넣으려 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볼 때도 이성의 합리적 사고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여기는 것만 진리로 인정하고,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기적과 초